공지사항
| 작성일 | 2014-08-18 | 첨부파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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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의 동아시아는 마치 한 세기 전으로 시간을 되돌린 듯한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더불어 'G2' 시대를 열어가면서, 미국·일본 중심의 해양 세력과 중국·러시아 중심의 대륙 세력이 곳곳에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자칫 세계의 화약고가 될 수도 있는 동아시아를 평화의 지대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120년 전 열강의 다툼 속에서, 그리고 70년 전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의 질서 속에서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어 일제의 지배를 받고 남북이 갈라졌던 상흔을 입은 한반도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평화'가 절실한 곳이다.
이에 김근태재단과 (사)푸른아시아, (사)희망래일 등 3개 단체와 새정치민주연합 인재근·강동원 국회의원, 인천광역시 박우섭 구청장 등은 '대륙의 꿈과 희망 만들기'라는 주제로 지난 7일부터 3박 5일 간의 일정으로 몽골의 수도인 울란바타르 및 테렐지 국립공원에서 동아시아가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지혜를 모으기 위한 ‘제1회 테렐지 페어’(The 1st Annual Terelj Fair)를 개최했다.
이번 페어에서는 △아시아의 통합과 공동체를 위한 평화, 환경, 철도와 경제협력과 관련한 포럼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환경 자원 활동 △인천광역시 남구청의 자매결연 도시인 몽골 준모드(Zuun Mod)시 방문을 통한 공공외교 활동 △몽골의 문화 이해와 환경 체험을 위한 테렐지 국립공원 방문 활동 등이 펼쳐졌다.
9일 열린 포럼에서는 동아시아가 갈등과 반목을 넘어 하나의 공동체로서 공존하기 위한 방안이 모색됐다. 북핵문제, 영토문제, 과거사 문제 등 동아시아에 산적해 있는 안보 현안을 우선적으로 다루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들을 공유하면서 점진적으로 동아시아가 평화로 나아갈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 남북 간 끊어진 철도 연결, 동아시아 전체 이익에 부합하는 것
참석자들은 동아시아가 함께 철도, 환경 문제 등을 해결함으로써 역내 평화를 구축하는 것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방안이라고 꼽았다. 동시에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아시아에 인식공동체를 만들고, 전통적인 국가 대 국가 외교 방식과 더불어 민간외교, 지방 정부외교, 의회외교 등 공공외교를 확대·발전시켜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철도는 물자를 이동시키는 대표적인 교통수단이다. 하지만 동아시아에서의 철도는 단순한 물자이동을 넘어 '평화'를 구현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동아시아의 철도망을 완성하는 것은 남북 간 끊겨 있는 철도를 연결하는 것부터 출발한다. 이는 동아시아의 가장 주요한 안보 불안 지역인 남북을 평화로운 상태로 바꾸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철도가 이어지면 물자가 움직이고, 물자가 움직이면 사람이 이동하고 이를 기반으로 긴장을 완화시킬 수 있다. 이룰태림 (사)희망래일 이사장은 포럼에서 "한반도의 평화냐 전쟁이냐는 아시아 전체의 평화냐 전쟁이냐의 갈림길이다"라며 "사람과 물자의 교류가 필요한데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이 철도"라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 철도 연결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공동번영의 주춧돌"이라고 주장했다.
물론 남북 간 철도 연결은 상당한 경제적 편익도 가져온다. 포럼에 참석한 한 전문가는 "시베리아 횡단 철도로 물류 운송을 하면 2주일이 걸리는데 러시아가 최근 이를 1주로 단축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해상을 통한 수송보다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를 해상으로 운송할 경우 컨테이너 당 비용으로 5000달러(한화 약 513만원)가 발생한다. 이를 시베리아 철도로 운송할 경우 컨테이너 당 6000달러(한화 약 616만 원)이 든다. 철도보다 해상이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운송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그만큼의 손해를 메꾸고 남는 측면이 있다.
이 전문가는 "부산에서 모스크바로 물류를 운송한다고 가정하면 해상은 1달이 걸린다. 하지만 철도로 움직일 경우 1주일까지 이를 단축시킬 수 있다"며 "지금은 철도운송이 해상운송에 비해 시간을 절반으로 줄일 수 있지만 향후에는 4분의 1까지 줄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40피트 컨테이너를 운송할 때 하루를 아끼면 1000달러(한화 약 102만 원)의 부가가치가 발생된다고 산출했을 때 전체 운송비 측면에서 보면 철도운송이 해상운송에 비해 훨씬 경제적인 셈이다.
몽골이나 중국, 러시아 입장에서도 철도 운송이 활발해지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된다. 특히 내륙국가인 몽골의 경우 철도 수송이 경제에 차지하는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푸른아시아 이신철 몽골 지부장은 "철도사업은 몽골의 국운이 달린 일"이라며 "자원 수송의 핵심이고 인적교류의 중추"라고 설명했다. 남북 간 철도 연결이 남북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주변국에도 핵심 이익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세먼지, 동아시아 국가 간 협력 없이는 불가능해
동아시아의 협력이 필요한 또 다른 분야로 환경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특히 몽골발 모래 폭풍으로 시작하는 황사와 미세먼지는 중국을 거쳐 한반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몽골의 사막화를 방지하는 것이 몽골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더 나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다.
(사)푸른아시아 오기출 사무총장은 "몽골과 중국, 한국, 일본의 가장 큰 현안은 미세먼지"라면서 "몽골에서 시작된 사막화로 인해 모래 폭풍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 총장은 몽골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아시아차원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를 "테라시아(Terrasia) 프로젝트"로 이름 짓고 '아시아의 땅'을 살리는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라시아는 ' Terra'(땅)과 'Asia'가 합쳐진 말로 아시아의 땅을 살리자는 의미다. 지난 2005년부터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프리카의 땅을 살리자는 테라프리카(Terrafrica) 운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와 비슷한 활동을 하자는 것이다. 오 총장은 "사막화를 조성한 나라들인 중국, 러시아, 한국, 일본, 대만 등이 공동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사막으로 바뀌어버린 땅에 단순히 나무만 심는다고 해서 사막화 문제가 전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사막화는 한편으로는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난민'신세로 전락시키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까지 포함된 해결책을 마련해야 완성된 해결방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오 총장은 "테라시아 프로젝트는 몽골유목민의 주민자립공동체가 실현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동아시아, 같은 공동체라는 인식 있어야
철도연결과 사막화 방지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공통으로 안고 있는 과제다. 하지만 동아시아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것을 인식하지 않고서는 협력하기 힘든 과제이기도 하다.
한양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유은 교수는 이러한 점을 지적하며 "국제포럼의 창설과 시민사회와의 국제적 연대 활동을 통해 인식 공동체 형성에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환경보호'를 이슈로 아시아 시민단체들을 연결하는 고리를 만드는 것을 제안했다.
▲ 주제 발표를 하고 있는 우석대학교 최상명교수(오른쪽) ⓒ푸른아시아(신기호) 구체적인 방식으로 공공외교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우석대학교 공공인재학부 최상명 교수는 "10년째 진행되고 있는 몽골의 준모드시와 인천 남구청 간 교류활동이 지방정부차원의 공공외교활동의 모범"이라며 "이런 모델을 발전시키고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아시아는 다양한 갈등 요소들이 산재해 있다. 따라서 국가 간 외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동아시아 국가 간 민감한 문제가 아닌, 공동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공공외교라는 범주 안에서 해결해야 해결 가능성도 커지고 이를 통해 동아시아 전체의 평화도 가져올 수 있다는 복안이다.
앞서 인천 남구청 박우섭 청장은 8일(현지시각) 준모드 시 쳉드수렝 짠찌브 시장과 면담을 가진 자리에서 "몽골과 한국은 평화, 철도, 환경 등 공통의 과제가 있다"면서 지방정부 차원에서라도 함께 해결해가자고 제안했다. 이에 짠지브 시장은 좋은 일에 함께하게 됐다면서 향후 제반 분야의 협력을 약속했다.
한편 올해 첫 번째 열린 테렐지 페어 참석자들은 앞으로 매년 몽골의 테렐지에 모여 동아시아 공동체의 방향을 모색하기로 결정했다. 2015년에는 몽골의 준모드시도 테렐지 페어에 공식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다음은 자세한 포럼 논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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