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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일환] 아침 앙가라 강

관리자 2016.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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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앙가라 강

박일환

꿈결엔 듯 새벽 물소리 들렸던가
바이칼을 빠져나온 강물은
아침을 맞이하는 처녀의 자세로
나직한 물안개를 띠처럼 두르고 있고
강가의 자작나무들은
강물 쪽으로 뿌리를 뻗으며
힘차게 수액을 빨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다

아쉬움을 등 뒤에 매달고 발길 돌릴 때
사랑을 찾아 몰래 떠나온 딸이
용서를 구하고 있다는 말
잊지 말고 아버지 바이칼에게 전해달라며
수줍게 물안개를 걷어 올리는
앙가라, 어여쁜 처녀의 목소리가
귓전을 순하게 어루만져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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